컨설턴트에 대한 몇 가지 오해들…

컨설팅을 오래 하다 보니 동료 컨설턴트뿐만 아니라 많은 고객,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지만 간혹 컨설턴트를 지망하는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로부터 컨설턴트인 나는 어떻게 하면 컨설턴트가 될 수 있는지, 또 컨설턴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을 해나가는지에 대한 문의를 받게 된다. 또한 생면부지의 사람들로부터 전화나 메일로도 문의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인턴이나 이제 막 컨설턴트에 입문하는 후배들이 술자리에서 컨설턴트에 대한 인상들을 말하며 컨설턴트라는 직업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풀어놓는다. 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컨설턴트에 대한 환상 아닌 환상을 보게 되며 컨설턴트도 결국은 직장인인데…’ 라는 생각과 함께 환상을 깨는 악역을 자처하곤 한다.

 

 

지금까지 문의 받은 사항들 중 기억나는 대표적인 오해들을 보면

 

1.     기업 오너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오너들의 생각을 검증하고 조정하여 옳은 방향을 제시하여 준다.

2.     컨설턴트들은 정말 객관적인 입장에서 문제점을 해결해준다.

3.     컨설턴트들은 정말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며 많은 부문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4.     컨설턴트들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산업 및 기업을 경험하고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5.     컨설턴트들은 다른 직업에 비해 많은 연봉을 받고 정말 멋지게 일한다.

 

좀더 고민해 보면 몇 가지가 더 생각날 수도 있겠지만 돈 이야기까지 나왔으니 나올 이야기는 다 나온 것 같다. 이외에 해외 MBA를 나와야 한다. 좋은 학벌이어야 한다 등등 몇 가지 오해라고 볼 수도 있는 사항들이 있지만 진실일 수도 있기에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첫 번째 언급한 오해는 의외로 오해가 아닐 수도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말의 뉘앙스를 보면 기업 오너라고 하는 사람들이 대기업 재벌 총수들 또는 중견기업 이상의 오너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흔히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재벌가들이다. 그들의 도덕성을 떠나서 참으로 업무적으로 바쁜 사람들이다. 많은 의사결정을 수행해야 하는 그들이 컨설턴트들과 장시간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그리 흔한 일이 될 수 없다. 더군다나 그들의 생각을 검증하고 옳은 방향으로 전환하기에는 상호간에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그럴 만큼의 시간이 오너 그리고 컨설턴트들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오해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컨설턴트로써 일반적인 직장인들에 비해 오너 또는 경영층을 만나서 그네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고 은밀한 부탁(자신들이 모르는 회사의 문제점 등)을 받을 때도 있다. 컨설턴트라는 직업의 특성상 자기회사의 경영진이 아닌 다른 회사의 경영진을 만나는 빈도로 보면 단연코 일반 직장인과 비할 바는 아니다.

나 같은 경우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 때에는 꼭 경영진 인터뷰를 프로젝트 task에 포함시킨다. 업무상 꼭 필요하기도 하지만 한 기업에서 최고 경영진 자리까지 간 사람과 대화할 기회가 그리 흔하게 주어지는 기회는 아니지 않는가? 최고경영진과 인터뷰를 수행하다 보면 그들의 경영철학을 느끼기도 하고 그런 부문에서 배우는 점도 있다. (때로는 이런 사람이 최고경영진이야?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할 때가 있다.)

 

해당 프로젝트를 최고경영진이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여 오해를 하고 있을 때는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들이 프로젝트에 요구하는 바는 실무진이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시각이므로 꼭 참고해야 하는 관점이 된다. (프로젝트 수행에 좋은 힌트를 최고경영진 인터뷰를 통해 얻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를 가지고 오너의 문제점을 해결하거나 오너의 생각을 변화시키기에는 미흡하다.

 

 

두 번째 오해는 컨설턴트는 정말 객관적인가? 라는 측면인데 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된다. 직업윤리와도 관련이 되어 있기도 하고 고객만족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어떠한 것이 고객만족인가라는 고민도 필요한 대목인 듯 하다. 한국 상황(외국에서 컨설팅을 해본 적이 없어서…)에서는 컨설턴트와 고객은 갑과 을관계다. 특히나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을 컨설팅 하는 경우, 고객은 더욱 철저하게 의 입장에서 을 부린다. 따라서 객관적인 정도(level)가 어디까지인가? 라는 것을 많이 자문하게 된다.

 

컨설팅 주제가 컨설턴트 입장에서 객관적이지 못한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신규사업을 진출하지 말아야 하는 회사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컨설팅 주제가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 수립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누구 말대로 해봤어?’라는 측면도 아니고 무조건의 수행방법을 내는 것이 정말 객관적인가? 라는 자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생각할 때 신규사업을 수행할 때가 아니라 기존사업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느끼고 있다면 컨설턴트는 과연 어떤 답을 내야 하는가? 이런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수행방법을 찾으면 고객입장에서는 수행방법이 자신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행하기 어렵고 팬시하고 최첨단의 이론으로 무장된 멋진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컨설턴트의 역할은 아니지 않는가?) 컨설턴트가 그 기업 입장에서 수행 가능한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지만 그런 것은 자기들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좀 더 좋은 안은 없느냐? 라는 공격을 받기도 한다. (어쩌면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능력이 없는 컨설턴트일지도 모른다) 간혹 생각하기에 고객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멋진 방법을 컨설턴트가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것도 또 다른 오해가 아닐까?)

 

객관성의 수준이 어느 정도냐라는 시각차이가 컨설턴트들간에도 있을 수 있겠지만 때로는 객관성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점도 많고 이러한 것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러니 컨설턴트가 객관적이다라는 것이 절대적인 진리가 될 수 없다.

 

 

세 번째 오해는 전문가다 라는 측면인데 어떤 전문성을 고객이 원하는가? 라는 측면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전문성은 해당 주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때때로 컨설팅 업무에서는 이러 관점의 전문성이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울 때도 있다.

 

과거 나는 대학컨설팅에 대한 경험없이 대학 학교재단을 컨설팅한 적이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 기준에서는 교육(또는 대학)산업과 대학 학사 운영에 대한 문외한이 대학 재단이 고민하는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해줄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재단 이사장께서는 대학 Business를 모르는 컨설턴트가 민간 기업 전문가의 관점에서 문제 접근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많은 대학을 컨설팅했던 전문컨설팅업체가 수행업체로 선정되지 못하고 내가 속했던 컨설팅업체가 컨설팅을 수행했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관점을 요구할 때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새로운 시각에서 응용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일반화해서 고객이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켜야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래서 컨설턴트는 Specialist가 되어야 하지만 Generalist가 되어야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컨설턴트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는 것이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다.

 

 

네 번째 오해는 짧은 시간 내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라는 측면이다. 보통 컨설팅 프로젝트의 주기를 보면 평균적으로 3개월 ~ 6개월 정도이다. 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일반적인 직장인 기준에서 보면 2 ~ 3년이라는 시간동안 5개 이상의 회사를 경험할 수 있으니 일견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쌓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다.

 

보통 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나면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유사 회사에 가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또 수행하고 하는 경우도 많다. 나도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쌍둥이와 같은 회사들을 3군데나 1년 가까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한 업무를 한 자리에 앉아서 계속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업무를 변화시키는 직장인과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 컨설턴트와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더구나 시스템 구축과 같은 프로젝트는 1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인 경우도 많고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몇 개 회사에 동일하게 수행하고 나면 세상의 흐름보다도 뒤처지는 컨설턴트도 많이 생기게 된다.

 

컨설턴트들도 자신의 경력과 경험에 대한 고민이 늘 따라붙게 된다. 내가 아끼는 한 후배 컨설턴트는 과거 유통산업 내의 유명한 회사 2 곳을 컨설팅 한 후 나에게 저는 앞으로 이런 쪽 프로젝트만 해야 하는 것인가요?”라는 질문을 한 적도 있고 다른 산업 및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한 2년 뒤에는 제 전문분야는 어디고 제가 잘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앞으로 제가 어떤 분야에 대해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그 이전이나 그때나 그리고 몇 년이 또 흐른 지금이나 능력을 인정받고 좋은 컨설턴트로 성장해 있지만 아직도 자신의 경력과 경험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제가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라는 푸념하기까지 했다.

 

컨설턴트라고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보유하는 것은 아니며 또 그런 것이 결코 좋은 점이 되지 못할 때도 있다. 컨설턴트들에 따라 그러한 경험을 부담스러워하거나 경력관리를 잘못하고 있다고 느끼기도 하니까 말이다.

 

 

다섯 번째 오해는 컨설턴트의 위상에 대한 환상인 듯 하다. 컨설턴트하면 여러분들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007가방(서류가방 또는 노트북)을 들고 검은 색 양복에 화이트칼라 셔츠에 반짝이는 구두를 신은 반듯하고 잘생긴 사람들을 떠오르는가? 컨설턴트들도 이제 대중화되었으니 그런 모델과 같은 외모를 가진 컨설턴트들도 있겠다.

 

꼭 외모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직장인 또는 컨설턴트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컨설턴트하면 사회적인 위상이 다르고 전문가라는 대접을 받고 우아한 삶을 살아가는 그런 집단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더불어 그러 삶을 뒷받침할만한 연봉이 따라 붙고 기업의 임원들과 자주 만나 골프를 치는 것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정말 그런가?

 

컨설턴트 중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나 다른 직업에서도 억대 연봉을 뛰어 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컨설턴트에서도 억대 연봉은 부러움의 존재이다. 그러나 그만큼 받는 것 이상으로 기여를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컨설턴트는 프로스포츠 선수들처럼 스스로를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자신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봉을 요구하고 연봉 받는 만큼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컨설턴트 집단의 공통점을 보면 일을 오래한다. 하루에 14시간 ~ 20시간 가까이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야근 수당은 없다. 우리나라는 컨설팅 프로젝트가 시간기준으로 비용을 청구하는 형태가 아니다. 정해진 기간에 정해진 비용 내에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따라서 많은 컨설턴트가 과도한 고객의 요구에 시달리고 있고, 컨설팅회사의 수익극대화 목적에 따라 적은 인력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즉 컨설턴트 한명이 한 사람의 몫 이상을 해두어야 하는 것이 전제가 되는 그러한 직업이다. 일반적인 직장인 기준으로 측정하여 본다면 한 사람이 두 사람의 업무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하는 만큼 돈을 청구한다면 연봉이 일반적인 대기업 직원의 두 배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대부분의 컨설턴트들이 억대 연봉이상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접을 받는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오늘도 많은 어린 컨설턴트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저렴한 비용에 말이다. 어린 컨설턴트들은 자기들도 언젠가는 연봉을 많이 받는 컨설턴트가 될 것이라는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지만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자신들의 친구들보다 적은 또는 비슷한 연봉에 두 배로 많은 일과 책임(권한은 훨씬 적다.)을 부여받고 있다는 것을

 

나도 한 때는 이러한 오해들 속에 컨설턴트를 바라봤었고, 오해라는 것을 알면서도 미래에는 보다 나은 컨설턴트가 되리라 생각해왔다.

 

여러분들이 바라보는 컨설턴트의 오해는 무엇이며 또 컨설턴트를 바라보는 시각은 무엇입니까?

 

댓글 부탁합니다.

 

by 상열 | 2008/04/04 14:31 | Consulting inform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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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정태일 at 2008/04/08 15:46
흠.... ^^ 동감합니다. 무엇보다.. '갑' 과 '을' 이라는 관계에 대한 내용과 연봉 이야기.. ㅎㅎㅎ

술사줘요!
Commented by 상열 at 2008/04/08 17:29
태일군... H사에서도 갑과 을을 느꼈나? 프로젝트 없을 때 연락줘..글고 컨설턴트로써 덧글도 부탁해
Commented by 쩌비 at 2008/11/04 09:05
저도 컨설턴트를 꿈꾸는 사람이구요. (저는 웹쪽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아는 컨설턴트를 통해 그들의 삶을 치열하게 느꼈습니다.
그분도 억대 연봉이긴한데... 머릿속엔 일생각밖에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을 하시더라구요.
회사에서는 24시간 일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줬다지만 본인들은 정작
부담스러워 하던데요.
그들의 삶이 그런가봐요.
그만큼 돈을 주고 그만큼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줬으니 넌 죽어라 일해라 하는...
저도 제가 컨설턴트의 겉모습만 보고 그들의 삶을 꿈꾸는것인가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들의 삶을 잘 알고도 이렇게 꿈을 꾸네요.

그래도 제가 몇년간 했던 실무가 바탕이 되고 경험이 되어 웹이라는 한 분야에서
많은 이들을 돕는 역할이랄까... 기여라는 것을 해보고 싶습니다.
많은 경험과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죠?
지금부터 준비하면 언젠가는 저도 이렇게 넋두리를 늘어놓는 컨설턴트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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