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14일
헤드헌터들에 대한 소박한 희망
영어 능통한 엔지니어, MBA출신 컨설턴트 인기 이직여부 35세쯤 결정
블로그에서 우연히 본 기사로 이러한 타이틀이 붙어 있는 기사다. 기사 날짜를 보니 2006년 9월이다. 그때 나는 회사를 막 옮긴 시점이었다. 그러나 지금 2008년 현재 그 회사를 떠나고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출발선에 서있다.
이 기사의 맨 마지막에 이런 글이 있다. ‘10년동안 4, 5번 이상 직장을 옮기면 ‘철새’로 찍혀 사실상 ‘퇴출’된다’ 라는 글이 있다. 괜히 맘에 찔린다. 인터뷰를 본 사람의 의도와는 다르게 워낙 사실을 많이 각색하는 조선일보라 무시하고 싶기도 하지만 내가 그 대상이 되는 사람이다 보니 괜히 소심해진다.
난 12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벌써 6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다. (물론 이 중 한 회사는 내 의지와는 무관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원래 있던 회사가 분사하여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니까) 그럼 난 철새인가?
왠지 이 물음에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것이 내 생각만일까? 내가 회사를 옮기게 될 때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곤 했다. 어떤 때는 무려 2년이라는 기간동안 고민하기도 했으니까… 이렇게 놓고 보면 철새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2년동안 치열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으로 단 한번 회사 옮긴 것에 대해 후회를 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근무하는 기간동안 애사심이 없거나 일을 등한시 한적은 없다. 오히려 회사의 비전과 목표 그리고 내 비전과 목표를 맞추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을 하고 좌절하고 기뻐했던 기간들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회사를 옮길 때에는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곤 했다.
6번의 직장 중 Career를 위해 나름대로 업종을 바꾸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로그래머에서 ERP컨설턴트로, ERP 컨설턴트에서 전략컨설턴트로, 이와 같이 내 나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움직였었고 그 중에서는 세상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대가를 지불하기도 했다. 옮기면서 연봉이 20%이상 깎여도 보았으니까… 이직이야말로 내가 가고자 하는 비전 그리고 그 비전에 도달하기 위해 중간 중간의 목표를 위해 차근하게 준비를 한 것이다. 회사 외부에서만 내 비전을 달성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회사 내부에서 비전을 달성하려고 윗 분들께 건의도 해보고 나름대로 움직여도 보았다. 회사의 비전과 내 비전이 같았을 때 정말 좋았고, 서로 다를 경우에는 치열한 고민도 해봤다. 그러한 것이 나를 성숙하게 만들어준 것이라 생각을 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가 헤드헌터’컨설턴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한때 각광받던 ERP 컨설턴트였고 좋은 회사에도 있었기에 시시때때로 헤드헌터들에게 이직제안을 받는다. 지금도 꾸준하게 그런 제안이 오기도 하지만 난 헤드헌터를 믿지 않는다)
정말로 이직후보자들을 위해서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지금까지 내가 전화받은 것을 보면 거짓말을 보태서 100번 정도.. 때로는 넘을 수도 있을 듯 하다. 그러나 단 한명의 헤드헌터들도 내가 원하는 삶이 뭐냐고 물어본 사람은 없었다. 그저 좋은 자리 있으니 인터뷰 볼 생각은 없냐고만 한다. 도대체 좋다라는 기준은 무엇인가? 연봉을 많이 받게 해주는 것인가?
전화를 받으면서 내가 느끼는 것은 그들의 고객은 내가 아니라 채용하고자 하는 기업인 듯 하다. 나는 그저 좋은 상품일 뿐… 헤드헌터들에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처럼 느낀다. 헤드헌터들도 나름대로의 변명거리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가지고 나에게 반박 또는 반발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느낀 점이었다는 것이다.
진실성이 결여된 그런 사람들에게 나를 넘겨주고 싶지 않다. 직장을 옮길 때에는 정말 수없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저 간단히 생각하는 것처럼 연봉만 보고 움직이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그런 사람은 오래가지도 못한다. 직장을 옮기기 위해서는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 내 동료, 그리고 내 상사, 후배들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고려하고 고민하고 난 뒤의 결정이다.
나도 알게 모르게 헤드헌터의 역할을 할 때가 있고 직접 채용의 권한을 쥐고 인터뷰도 본다. 다른 사람들을 내가 다니는 직장에 추천한 적도 있고, 내가 다니던 직장 후배에게 다른 직장을 추천한 적도 있다. 평상시 잘 아는 사람일 경우에는 충분히 그 사람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고민한 뒤 추천하고 추천하고도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권고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일 경우 e-mail 또는 전화상으로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 나에게 설명해달라 요구한다. 내가 추천해도 될만한 사람인지, 또 그 사람에게 맞는 직장인지를 나도 판단해봐야 하지 않는가!
이와 같이 나에게 연락 오는 헤드헌터들이 나에게 ‘한번 만나서 뵙고 싶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직장, 당신이 희망하는 직장인, 당신이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알고 당신 입장에서 구직활동을 해드리겠습니다.’ 라는 말을…
내 Spec이 아닌 내 인생, 내 철학에 공감하는 그런 헤드헌터가 보고싶다.
어느덧 40이 내일 모레처럼 가까운 나이에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처럼 쉽게 옮길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지 않는가?
# by | 2008/04/14 18:15 | Me?? !!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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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0여년간 자동차업계에 종사하다가 뜻한바 있어 헤드헌터 시작한지 3년.
후보자 입장에서 참으로 진솔하고 좋은 글이네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따금 연락오는 헤드헌터들은 많은 듯 한데,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한 전문 헤드헌터를 찾아서 방문상담하신 적은 없는 거 같습니다.
전 프리인터뷰 볼 때 질문하는 것중 하나가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어떠한 삶을 살기 원하는가?"입니다.
좋은 인재,좋은 회사란 없다고 봅니다.
적합한 인재,적합한 회사가 존재하지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후보자들의 꿈입니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듯 열심히 뛰어간 들 뭐합니까?
가보니 엉뚱한 곳에 와 있고 뒤늦게 되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와 버린 경우 종종 봅니다.
헤드헌터는 누구나 될 수 있을 지 몰라도
커리어 컨설턴트는 아무나 되진 않는다고 봅니다.
이제껏 연락오는 헤드헌터들만 상대하셨다면,
자신에게 맞는 진정한 커리어 컨설턴트를 찾으셔서 연락해보시길 권하고 싶네요.
좋은 글 보고...도움되고자 한마디 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