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22일
컨설팅 업체, 컨설턴트 판단기준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이 책의 정체를 어떻게 규정해야 할까? 읽고 나서 저도 절반의 공감은 있었습니다.
그 책의 표현대로 한다면 나도 해봤다.
1. 남의 자료 베끼기 해봤다.
2. 인턴으로 교체하여 봤다.
3. 실적조작 해봤다.
그러나 이 책의 관점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한다면 ‘변명’이라는 것을 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관점이 아니라면 반론 또는 비판을 하고 싶습니다.)
지은이를 직접적으로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직장경력을 보아 저와 관련이 있었던 회사에 근무를 했기에 저보다 연배가 높아 보이고 선배인 듯하여 분명 저보다 훌륭한 컨설턴트라고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현재 활동하는 후배컨설턴트들이 선배 컨설턴트들이 그 나이 때 가졌던 내공을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무림고수의 비기가 실전되듯이 컨설팅 업계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이런 정보화 사회에서 그런 일이- 들기도 하구요)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지은이가 글로벌 컨설팅회사에서의 직책이 겨우(?) 시니어컨설턴트였다라는 것이 맘에 걸리며 그렇다면 그 당시에 지은이가 매니저의 업무, 관점을 얼마나 이해하고 또 공감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의 단편적인 것들만 알고 이 책을 쓰지는 않았겠지 라는 맘입니다.
책이라는 것이 갖는 위력은 생각보다 큰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을 읽고 컨설팅을 하는 대다수의 컨설턴트들이 어떤 입장에 처할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고 제가 다녔던 컨설팅업체에 종사하신 분이라 그 업체가 그런 업체로 매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저도 그런 곡해를 받을까 하는 우려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일단 이 책을 볼 때 올바르게 가져야 하는 판단 기준은 있어야 할 듯 합니다.
현재 컨설팅업계가 책과 같은가 라는 판단을 하려면 아래와 같은 질문을 가지고 살펴보고자 합니다.
고객 회사는 컨설팅업체의 그런 농간을 정말 모르고 선정할 것인가?
고객 회사가 알고 그런다면 왜 그럴까?
내공이 쌓이지 않은 컨설턴트를 고객은 구분하지 못할까?
허접한 컨설팅업체라 판명된 업체를 고객은 또 쓸까?
정말 컨설턴트 또는 컨설팅업체의 의사결정권자는 양심도 없고 직업윤리도 없이 그런 일을 자행하는가?
여러분, 어떻습니까? 이 질문이 우문 같습니까? 아니면 날카로운 질문인가요? 제 입장에서는 제가 적어놓고도 참 쓸데없는 질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2mb가 선거권을 가진 국민을, 그리고 초/중/고등학생을 바보로 알고 국가경영을 하듯이 컨설팅업체들은 고객을 바보로 알고 컨설팅을 할까요?
예전에 컨설팅업이라는 것이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넘치고 넘치는 것이 컨설팅업체입니다. 고객들은 현명해서 컨설팅업체가 그런 짓거리 했다간 다음 프로젝트 수주 못합니다. 컨설팅업체가 한 고객사에 컨설팅하고 그걸로 쫑! 하고 다른 고객사를 찾아 다니지 않습니다. 한 고객사를 우려먹을 수 있는 데까지 우려먹으려 합니다. (이 책 지은이처럼 저도 자극적으로 써봤습니다.)
프로젝트 PM의 또 다른 성과지표는 Next Project를 수주하느냐 못하느냐라는 것이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개판 쳐놓고 고객사에게 다른 떡 주세요 하면 고객이 안 줍니다. 미워서라도 안 줍니다. 이러한 것 때문에 PM들이 고객사로부터 과도한 요구에 협박을 (저는 협박이라고 생각합니다.) 당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분명 양심은 없습니다. 그러나 직업 윤리는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는 대부분 이 직업윤리를 직원들에게 교육시킵니다. (컨설팅 기법 교육은 등한시 할지 몰라도 성희롱 교육 및 직업 윤리 교육은 많이 시킨답니다.) 입사할 때 직업 윤리에 싸인합니다.
그러면 결국 개인의 문제로 넘어옵니다. 고객에게 보고서를 베껴 제출하고 남의 것을 차용하고 하는 것은 컨설팅 PM 및 개인 컨설턴트의 양심 문제입니다. 그것을 회사 탓으로 돌리거나 난 하기 싫었는데 PM이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하는 것은 자기 양심을 속이는 짓이겠지요.
자 그러면 본격적인 제가 한 짓에 대한 변명을 해볼까요? (서론이 길었나요? 본론은 짧은데…)
1. 남의 자료 베껴서 제출했다.
경영전략 프로젝트와 프로세스/IT 프로젝트를 나누어서 본다면 경영전략 프로젝트를 할 때는 베껴 본 적이 없습니다. 베낄만한 것이 없으니까요. 뭐가 맞아야 Copy하지요. 그럼 프로세스/IT 프로젝트는 베끼기가 가능한 것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충분히 베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업무 프로세스가 이렇게 바뀝니다. 할 때 바뀐 모습은 결국 선진사례와 비슷해집니다. IT 시스템 도입하면 이렇게 바뀝니다. 하는 것도 당연히 그렇습니다. 그러한 IT시스템 또는 관리 방안 비슷합니다. 아니 똑같습니다. 정말 장표를 새로 만드는 것이 헛된 짓이 됩니다.
모든 장표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중 한 10%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문제는 다른 컨설팅회사가 만든 장표를 써도 되느냐 입니다. 당연히 안 되지요. 같은 컨설팅회사가 만든 방안이라면 어떨까요? 써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다른 컨설팅회사가 만든 장표를 컨설턴트 누군가가 몰래 사용했다면 그 다음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컨설턴트들은 그 내용을 모른채 쓰게 될 꺼 라는 것입니다.
남의 자료가 아니라 회사의 자산을 활용했습니다. (같은 말이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죠?)
2. 인턴으로 교체하여 봤다.
책에서 말하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컨설팅 인력을 교체할 때는 새로 투입되는 컨설턴트의 이력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능력있는 컨설턴트를 빼고 인턴으로 바꾸자는데 동의하는 그런 멍청한 고객은 없습니다. 피치 못한 사정으로 교체를 하고 그 품질은 유지하겠다는 확답을 하게 됩니다. 더불어 제가 근무했던 모든 회사들은 인턴을 추가 투입 인력으로 투입했지(계약 인원에서 제외했다는 뜻입니다.) 계약인원으로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투입할 때 고객사를 위한 Service라고 고객사에게 말을 합니다. 추가 투입되는 인력을 고객은 싫어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가 계약 금액이 작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5명이 해야 할 일을 3명으로 계약하니 인턴을 2명 또는 3명 정도 투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임을 누가 지어야 합니까? 누가 잘못한걸까요? 이 와중에 제일 불쌍한 것이 5명이 해야 할 일을 3명으로 해야 하는 3명의 컨설턴트입니다. 거기다가 인턴들 일 가르쳐야 하니 설상가상이랍니다.
그렇다고 고객이 컨설팅 보고서 품질을 낮춰줍니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짜냅니다.
고객을 위해 컨설팅회사가 손해보고 추가인력을 투입했습니다. (역시 같은 말이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죠?)
3. 실적조작 해봤다.
프로젝트 막바지에 가면 일손이 딸립니다. (위에 언급했지만 5명이 해야 할 일을 3명이 하게 되니 분명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거기에 고객사에서 프로젝트 방향이나 결과를 흔들어버린다면 좌절 모드로 빠져들게 되지요. 이 때 놀고(?) 있는 컨설턴트들을 몇 명 투입하게 됩니다. (많이 일해봐야 한달 또는 2주 정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짜피 본사에서 대기하고 있는 컨설턴트 활용하는 것이니 회사입장에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이 컨설턴트들을 유사 프로젝트에 투입할 때 경력으로 써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전 개인 실적에 쓰라고 합니다. (물론 1주일 미만은 쓰지도 않습니다.) 전문가인 컨설턴트를 투입하느냐 마느냐는 고객입장에서 중요하겠지만 일을 지시하고 함께 하는 컨설팅 PM입장에서도 중요합니다. 비전문가를 투입했을 때 얼마나 힘들어지는지는 PM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PM은 컨설팅 회사 파트너(또는 임원)과 신경전을 벌입니다. 좋은 컨설팅인력을 자기 프로젝트에 투입하려고 하는 것은 PM들의 공통 희망사항입니다. 고객을 배려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PM 본인이 살아야 합니다. 프로젝트를 실패하게 되면 PM은 자기 인생에 큰 오점이 됩니다. 컨설팅회사도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큰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해당 프로젝트에 충분히 이해가 되어있는 컨설턴트 또는 전문가를 투입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인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전문가가 아닌데 전문가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는 컨설턴트에게 공부하라고 합니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컨설턴트라면 1주일 정도 학습하면 전문가 수준까지 됩니다. 다른 회사에서 수행했던 프로젝트 보고서와 각종 논문, 동향 등을 1주일 정도 되면 충분합니다. 그런 정도의 능력은 되어야 컨설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혀 생뚱 맞은 주제를 던지지는 않습니다. 마케팅이 주력 분야인 컨설턴트에게 물류창고에 대해 공부하라는 짓은 안 합니다. 컨설턴트 본인의 지식 수준과 연관성이 있는 것을 맡기게 됩니다
어디까지가 실적조작이고 어디까지가 진짜 실적인지 가름하기가 어렵습니다. 요즘은 고객사들이 컨설턴트의 경력을 깐깐하게 봅니다. 그리고 인터뷰까지 합니다. 해당 컨설턴트가 아니다 싶으면 프로젝트 중이라도 바로 교체 요구합니다. (컨설턴트로써는 치명적입니다.)
짧은 기간 투입된 프로젝트도 내 실적으로 이력서에 당당히 써놓았다. 그리고 쓰라고 후배컨설턴트에게 말한다. (전문가라고 소개했을 때 전문가가 될는지 사기를 치게 되는 것인지는 본인의 노력에 따라 다르다)
이 책에 쓰여진 내용이 진짜 맞다고 느끼는 컨설턴트 및 고객도 있으실 것이며, 터무니없다라고 생각하는 컨설턴트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컨설턴트 자기의 잘못을 고객탓, 회사탓, PM탓, 동료탓으로 돌리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지 않는 컨설턴트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제가 경험한 것으로 판단해 보면 결과적으로 이 책은 일부 있는 이야기를 드러내어 내가 운영하는 컨설팅업체는 다르다라는 홍보성 책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해보게 됩니다. 제 희망은 이 책이 그런 목적이 아니라 과대포장되어 소개되는 컨설턴트라는 직업 그리고 컨설팅업체들에 대해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해주는 정도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책으로 인해 컨설턴트가 매도 당하지 않았으면 하며 (그런 컨설턴트도 있는 반면에 안 그런 컨설턴트도 있지 않겠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아서앤더슨 후신인 컨설팅회사에서 근무를 해보았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이 제가 다닌 회사 그리고 제 동료/선배들이 저지른 일이라는 곡해를 받을까 걱정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주변 사람이 컨설턴트 되겠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립니다. (진짜입니다. 술 사줘 가면서까지도 다시 생각하고 다른 직업 가지라고 합니다. 그만큼 힘들고 할 짓이 못 되는 직업입니다. 그런데 컨설턴트가 되겠다는 분들은 왜 그렇게 고집들이 쎄신지 성공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 컨설턴트로서의 4 법칙 by 슈퍼맨
- 컨설팅 절대 받지마라. by shadow-dancer
- 인터뷰 결과서 정리 by 상열
-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읽어야 할 책? by ColdDream
# by | 2008/05/22 14:58 | Consultants' book | 트랙백(1) | 덧글(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제목 : 컨설팅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자기반성
제가 컨설팅을 하면서 느꼈던 많은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주셨던 것 같습니다. 또한, 컨설팅의 속내를 잘 이야기해주셔서 제가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도움도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것은 많은 분들이 컨설턴트 무용론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전 제가 가야하는 길이 이 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컨설턴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본 훌륭한 컨설턴트분들은 항상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하......more
상당수 많은 부분에 대해서 배우는 것도 있고 공감하는 것도 많아서 종종 들립니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은 저와 관점이 다르네요.
제가 아직 경험이나 직책이 높지 않기 때문에 특히 PM분들의 고충을 이해는 하지만 느낀적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저는 개인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컨설턴트를 장려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컨설턴트 만큼 재미있고 보람있고 가치있는 직업도 별로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